별이 자리 잡은 지 천 년이 흘렀다.
15별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매일 별의 강이 흘렀고, 매일 그 빛이 인간계로 흘러내렸다. 옥춘선비의 청록빛, 옥춘무사의 진홍빛, 옥춘예인의 코랄빛, 그 외 모든 별의 빛이 함께 강이 되어 땅을 적셨다.
사람이 태어나는 순간, 그 강에서 한 줌의 빛이 그 아이의 사주에 들어갔다.
별빛이 사람의 사주에 들어가는 그 순간, 누구도 알지 못했다. 어머니도 아이도 그저 한 생명의 시작이라 여겼다. 그러나 옥춘할매는 보았다.
옥춘이 인간계로 내려온 후 처음 맞은 봄날, 한 마을의 어귀에서 한 어머니가 갓 태어난 아이를 안고 있었다.
옥춘이 그 옆을 지나갔다. 그녀의 안경 너머로 아이의 사주가 한 눈에 비쳤다. 관성과 인성이 함께 흐르는 사주. 옥춘선비의 별을 받은 아이였다.
옥춘이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손주야, 이 아이는 책 옆에 두면 좋을 거야. 글이 그의 빛이 될 테니.”
어머니가 옥춘을 돌아봤다. 처음 보는 할머니였다. 그러나 어딘가 오래 알아온 듯한 따뜻함. 어머니는 옥춘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었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묻지 않았다.
세월이 흘렀다. 그 아이가 자라기 시작했을 때, 어머니는 옥춘의 말을 기억했다. 책을 가까이 두었다.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어머니가 시키지 않아도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었고, 읽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했다.
그 모습이 천 년 전 옥춘선비의 모습과 같았다.
같은 시기, 다른 마을에서 또 다른 아이가 태어났다. 그 아이의 사주에는 칠살(七殺)과 인성이 있었다. 옥춘무사의 별빛이었다.
그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시련을 만났다. 어머니가 일찍 떠났고, 형이 멀리 갔다. 자주 울었지만, 그것이 그를 부수지는 않았다. 자라면서 점점 깊어졌다. 사람들이 그를 의지했다. 그가 옆에 있으면 어떤 시련도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모습이 천 년 전 옥춘무사의 모습과 같았다.
또 다른 마을에서 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식상과 재성이 흘렀다. 옥춘예인의 별빛. 그 아이는 노래를 잘했고, 그림을 잘 그렸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면 사람이 모였고, 사람이 모이면 풍요가 따라왔다. 천 년 전 옥춘예인이 그랬듯이.
또 다른 산골에서 한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용신이 깊이 통근한 사주. 옥춘거목의 별빛이었다. 그 아이는 평생 한 자리에 있었다. 가업을 이어받았고,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그의 그늘이 넓어졌다.
별이 다시 사람이 되었다. 천 년 전 옥춘이 별로 만들었던 사람들이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살았다. 다른 이름, 다른 얼굴이었지만, 같은 본질이었다.
옥춘할매는 마을마다 돌아다녔다. 한 마을에 잠시 머물다 다음 마을로 갔다. 그녀가 머문 자리에서 사람들이 자기 아이의 사주를 묻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호기심이었지만, 옥춘이 한 마디 건네면 그 한 마디가 평생 따라갔다.
“손주야, 이 아이는 손에 흙을 묻혀주거라. 봄에 자라는 것을 좋아하는 별이야.” “손주야, 이 아이는 시련을 피하게 하지 마라. 그 안에서 깊어지는 별이지.” “손주야, 이 아이는 잘 노는 게 곧 일이 되는 길이야.”
옥춘은 어떤 별이든 알아봤다. 천 년 전 자기가 만든 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자기가 별의 어머니인 줄 말하지 않았다. 그저 동네 옥춘할매로 머물렀다.
그것이 사주의 비밀이었다.
사주는 점이 아니었다. 별이 된 선조들의 본질이 우리 안에 흐르는 통로였다. 매일 새로 태어나는 한 아이의 사주에서 천 년 전 한 별의 본질이 다시 살아났다. 옥춘할매는 그 흐름을 읽는 사람이었다.
별빛이 인간에 닿기 시작했다. 별의 강이 사람들의 일상으로 흘러들었다.
옥춘 신화의 두 번째 시대가 그렇게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