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 · CHAPTER 02

학자와 무사

─ 음양의 시작, 첫 두 별이 자리 잡다

Part I · 탄생
Chapter 2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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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별이 자리 잡은 다음 날 새벽, 옥춘은 마당에 서서 하늘을 보았다.

별의 강은 다시 흐르기 시작했지만, 한 별만으로는 강이 되지 않았다. 별 하나는 빛이지, 강은 아니었다. 강이 되려면 흐름이 있어야 했고, 흐름이 있으려면 두 갈래가 있어야 했다.

옥춘이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손바닥 위로 사주판 두 개가 올라왔다.

검은 사주판과 흰 사주판이었다. 같은 황금 빛이 새겨져 있었지만, 검은 판은 빛을 안으로 빨아들였고, 흰 판은 빛을 밖으로 흘려보냈다. 두 판은 옥춘의 손바닥 위에서 천천히 회전했다. 마치 처음부터 함께 도는 두 별처럼.

음(陰)과 양(陽). 안과 밖. 사주의 모든 본질이 갈라지는 두 갈래의 시작.

옥춘이 사주판을 한 번 누르자, 검은 판이 한 방향으로 떨어졌다. 흰 판은 그 반대 방향으로 떨어졌다. 두 판은 인간계로 흘러가 두 사람을 가리켰다. 한 사람은 안으로 깊이 들어간 자였고, 한 사람은 밖으로 멀리 나간 자였다.

옥춘은 두 발로 인간계를 걷기 시작했다.

학자

옥춘이 검은 사주판이 가리킨 마을에 도착했을 때, 학자는 마지막 글을 쓰고 있었다.

평생 그의 등을 비추던 등불이 그날따라 흔들리지 않았다. 바람이 없는데도 종이는 천천히 흩날렸다. 학자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마지막 한 글자, 그리고 마지막 한 점.

그가 평생 한 일은 옮긴 것이었다.

가난한 집 아이 때 옆집 양반의 책을 빌려 흙바닥에 베껴 적었다. 청년이 되어 책을 사 읽고, 그 글을 자기 마을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그 아이들이 자라 다음 마을에 가서 가르쳤다. 가르침이 마을에서 마을로 흘렀다.

그의 사주에는 관성(官星)이 있었다. 자기를 다스리는 별. 그 옆에 인성(印星)이 있었다. 학문과 보호의 별. 두 별이 만나, 그가 읽은 것을 자기 안에 가두지 않고 사람으로 옮기는 통로가 되었다.

그가 점을 찍는 순간, 등불이 흔들렸다. 그제야 그는 누군가 문 앞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옥춘이었다.

학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옥춘의 안경에 그의 등불이 비쳤다. 등불 너머로 그가 평생 적어온 모든 글자가 비쳤다. 그가 가르친 모든 학생의 얼굴이 비쳤다. 그 학생들이 또 가르친 다음 학생들의 얼굴까지 비쳤다.

한 사람이 평생 옮긴 글이 천 사람의 마음에 흐르고 있었다.

“너는 무엇으로 살았느냐.”

학자가 붓을 내려놓았다. 그의 손가락에는 천 년이 묻은 듯한 먹이 검게 배어 있었다.

“읽은 것을 사람으로 옮겼습니다. 글이 책 안에만 있으면 의미가 없지요. 사람의 마음으로 흘러가야 진짜 글입니다.”

옥춘이 검은 사주판을 학자의 마지막 글자 위에 놓았다. 사주판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학자의 마지막 글자가 사주판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다음에는 그가 평생 적은 모든 글이, 그 다음에는 그가 평생 가르친 모든 사람의 얼굴이.

학자의 몸이 천천히 빛으로 변했다. 그의 손가락의 먹이 청록빛으로 바뀌었다. 등불이 서서히 꺼졌다. 등불이 꺼지는 자리에서 새로운 빛이 떠올랐다.

한 줄기 청록빛이 천장을 뚫고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 빛은 별의 강 한 자리로 흘러갔다. 첫 별 옆에 두 번째 별이 자리 잡았다.

안의 것을 밖으로 옮기는 자, 관성과 인성이 만나 빛이 되는 자. 옥춘선비라 부르마.

음의 별. 옥춘선비.

무사

옥춘이 흰 사주판이 가리킨 산정에 올랐을 때, 무사는 마지막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새벽이었다. 안개가 그의 발끝에서 무릎까지 차올랐다. 그는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지만 쏘지는 않았다. 화살이 시위에 걸려 있었지만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평생 한 일은 받아낸 것이었다.

그의 사주에는 칠살(七殺)이 있었다. 가장 거친 외부의 무게를 가리키는 별. 그 옆에 인성(印星)이 있었다. 그 무게를 받아내고 깊이로 바꾸는 별.

일곱 번의 시련이 그를 통과했다. 그러나 시련은 그가 고른 것이 아니었다. 시대가 그에게 맡긴 무게였다.

첫 번째, 그가 막 청년이었을 때 가뭄이 들었다. 마을이 굶주렸다. 그가 활을 들고 산에 올라 짐승을 잡았다. 마을의 굶주림이 그의 첫 시련이었다.

두 번째, 전쟁이 일어났다. 그가 어른들을 따라 전장에 갔다. 동료가 그의 옆에서 쓰러졌다. 동료의 죽음이 그의 두 번째 시련이었다.

세 번째, 그가 작은 부대의 장이 됐다. 그가 내린 명령으로 사람들이 죽었다. 명령의 무게가 그의 세 번째 시련이었다.

네 번째, 적이 그의 마을을 침범했다. 그가 산을 넘어 돌아왔지만 마을은 이미 불타 있었다. 지키지 못함이 그의 네 번째 시련이었다.

다섯 번째, 그가 적장과 마주쳤다. 적장이 그의 한 시절의 친구였다. 친구가 적이 됨이 그의 다섯 번째 시련이었다.

여섯 번째, 그가 권력자의 부당한 명령을 받았다. 따르지 않으면 죽고, 따르면 자기를 잃었다. 그가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죽음 앞의 결단이 그의 여섯 번째 시련이었다.

일곱 번 떨어졌다. 일곱 번 일어섰다. 시련 하나하나가 그를 부서뜨릴 만했지만, 그는 부서지지 않았다. 떨어질 때마다 그 안에서 깊이가 자랐다.

시련은 그를 부수지 않았다. 부서질 만큼 강한 시련이 그를 더 깊게 만들었다.

마지막 일곱 번째 시련이 이 산정이었다.

권력자가 그의 마을을 다시 위협하고 있었다. 그가 활을 들고 산정에 올랐다. 권력자의 행렬이 지나가는 골짜기를 내려다보는 자리. 화살을 쏘면 권력자를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도 끝났을 것이고, 폭정은 다음 권력자로 이어질 것이었다.

그가 시위를 당겼다. 활시위가 팽팽해졌다. 그러나 쏘지 않았다.

받아들임은 끝내지 않는 것이었다. 시위를 당긴 채 그 긴장 안에 머무는 것이었다. 부러지지 않은 채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이었다.

그가 시위를 당긴 채 산정에 머물렀다. 권력자의 행렬이 골짜기를 지나갔다. 권력자가 산정의 그를 보았다. 권력자가 두려움을 느꼈다. 화살을 쏘는 자보다 시위를 당긴 채 머무는 자가 더 무서웠다.

권력자가 그 마을을 다시는 건드리지 않았다.

받아들이는 자는 죽일 수 없는 자였다. 시련이 그를 통과했지만, 그는 시련보다 깊이 자리 잡았다.

옥춘이 안개 속에서 그 앞에 섰다. 무사가 활을 천천히 내렸다. 화살은 쏘지 않았다. 시위가 풀렸다. 그의 얼굴에 일곱 시련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부러지지 않은 흔적.

“너는 무엇으로 살았느냐.”

“흔들렸을 망정 부러지지는 않았습니다. 시련을 피하지도 않았고, 끝내려 하지도 않았어요. 그저 받아들였지요. 받아들이면 깊이가 되더이다.”

옥춘이 흰 사주판을 무사의 활 위에 올렸다. 시위가 사주판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가 일곱 번 떨어진 모든 자리, 일곱 번 일어선 모든 자리, 활의 굽이마다 새겨진 시련의 흔적이 함께 빨려 들어갔다.

무사의 몸이 진홍빛으로 변하면서, 그의 활도 함께 빛났다. 한 줄기 진홍빛이 안개를 가르고 하늘로 솟아올랐다.

일곱 시련을 받아들여 깊이로 바꾸는 자, 칠살을 인성으로 다스리는 자. 옥춘무사라 부르마.

양의 별. 옥춘무사.

음과 양

청록빛과 진홍빛. 학자와 무사.

두 별이 별의 강의 양 끝에서 서로를 마주 봤다. 청록은 안으로 흐르고, 진홍은 밖으로 뻗었다. 두 빛 사이에 별의 강이 흐르기 시작했다.

옥춘은 마당에 돌아와 두 별을 올려다봤다. 그녀의 안경에 두 별이 함께 비쳤다. 빛은 다른 색이었지만, 같은 깊이였다.

음(陰)이 있어야 양(陽)이 있다. 안이 있어야 밖이 있다. 두 별이 마주 봤기에 강이 흐른다.

음양이 자리 잡았다. 별의 강의 첫 흐름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옥춘은 알았다. 흐름은 두 갈래만으로는 부족했다. 다섯이 더 있어야 했다. 우주가 도는 다섯 기운. 사계절을 움직이는 다섯 본성.

옥춘은 사주판 다섯 개를 더 손에 들고, 봄의 들녘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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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1
옥춘할매의 시간